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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서도 함박웃음' LG트윈스의 우승, 가슴에서 빛났던 뜻밖의 '프로스펙스'

LG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우승을 차지하면서 구단을 후원하는 기업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서울 인기구단이자, 젊고 활동적인 마니아층을 거느린 팀이 역사적인 통합 우승까지 달성한 만큼 후원사들의 마케팅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패션계에서는 이번 KS를 통해 가장 큰 홍보 효과를 누릴 기업으로 LS네트웍스가 전개 중인 토종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를 꼽는다. '쌍둥이 구단'의 가을야구를 상징하는 유니폼을 지원하면서 프로스펙스의 'F' 로고를 널리 알렸다는 것이다. 토종 브랜드 품고 우승한 LG트윈스 "세계 최고의 무적 LG팬 여러분, LG트윈스가 29년 만에 드디어 우승했습니다."LG가 KS 우승을 확정 지은 13일 밤, 구단주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렇게 외쳤다. 잠실구장을 가득 채운 2만4000여 명의 '무적 엘지' 팬들은 큰 환호로 구 회장의 소감에 응답했다. 구 회장은 '2023 KBO 리그 챔피언' 유니폼을 입고 두 팔을 벌려 하늘을 바라봤다. 패션업계는 감격에 찬 구 회장과 함께 그의 오른편 어깨에 또렷하게 새겨진 로고에 주목했다. 한국 토종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의 F 로고였다. 역사적인 우승을 지켜보던 야구팬과 국민들은 쌍둥이 구단의 우승과 함께 빛난 프로스펙스의 존재감에 박수를 보냈다. 국제상사가 1981년 론칭한 프로스펙스는 2007년부터 LS그룹의 일원인 LS네트웍스가 전개하고 있다. 프로스펙스는 2022년부터 가족사이기도 한 LG에 유니폼을 후원하고 있다. LG가 통합우승을 거두면서 LS네트웍스는 온통 축제 분위기다. 이상훈 프로스펙스 업무지원팀장은 "프로스펙스 구성원 모두가 LG를 응원한다"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짓던 순간의 감격이 지금도 또렷하다"고 말했다. 프로스펙스는 LG 유니폼의 기능성은 물론 디자인까지 선수들과 팬을 만족시키기 위해 분투해왔다. 이상훈 팀장은 "LG의 유광점퍼가 가진 기본 디자인 및 색상을 기본으로 하되, 기존 소재보다 에나멜 느낌을 살려 '유광'에 어울리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밝은 화이트 포인트를 강조해 신바람 야구를 강조했다. 디자인에도 변주를 줬다. 이 팀장은 "소매 패턴을 래글런 스타일로 바꾸고 활동성을 강조한 디자인을 통해 젊은 세대의 니즈에 맞췄다"고 했다. 쌍둥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LG 구단 및 프로스펙스에 따르면 인기 유니폼은 대부분 동났다. LG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열린 프로스펙스 할인 행사는 매출이 전년 대비 20% 넘게 신장했다. 지난 3월 국내 1위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 진행한 LG트윈스 유니폼 한정 판매 행사에는 프로스펙스의 남다른 제품력과 디자인을 칭찬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앞으로 프로스펙스는 유니폼은 물론 프로선수용 야구화까지 제품 외연을 확대할 계획이다. 프로스펙스의 제 2의 도약 시작 올해 42주년을 맞은 프로스펙스는 대한민국 최고의 토종 스포츠 브랜드라는 자부심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그만큼 화려한 역사를 갖고 있다. 프로스펙스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공식 후원할 정도로 독보적인 스포츠 브랜드로 꼽혔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세대'를 형성할 정도로 위세가 있었다. 그러나 1998년 외환위기에 이어 외산 브랜드가 득세하면서 프로스펙스도 점차 설자리를 잃어갔다. 2007년 LS그룹과 한 가족이 된 이후에는 배구·농구·축구에 이어 야구까지 후원하면서 4대 프로스포츠 스폰서로 활동 중이다. 브랜드의 본질인 '스포츠'야말로 프로스펙스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 야구단 스폰서십은 경쟁이 치열해 맡기 쉽지 않다고 알려졌다. 프로스펙스는 LG의 역사적인 우승과 함께 프로스펙스도 두 번째 전성기를 향해 힘찬 날갯짓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패션가 관계자는 "최근 '레트로' 인기가 맞물리면서 프로스펙스 등 토종 브랜드에 대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인식이 좋아진 상황"이라며 "LG가 우승하면서 프로스펙스가 보다 젊고 액티브한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다"고 기대했다. 프로스펙스 측은 "LG의 우승으로 우리 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각인은 물론 무형의 홍보 효과도 컸다고 보고 있다"며 "한국 최고의 토종 브랜드 프로스펙스의 제2의 전성기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11.1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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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IS리포트] 땀과 눈물, 그리고 패션…항저우 AG 단복의 세계

대표팀 선수들의 땀과 눈물, 환희가 담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이 무르익고 있다. 이번 AG은 대표팀 선수들의 쟁쟁한 실력과 함께 각국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개·폐회식 단복으로도 주목받았다. 특히 대한민국은 그동안 주로 선택됐던 정장 스타일에서 벗어나 데님 패션을 단복으로 선보여 가장 힙한 패션 감각을 가진 나라로 떠올랐다. 패션플랫폼 1위 무신사의 PB브랜드(자사상표)인 '무신사 스탠다드'가 제작을 맡으면서 달라진 국내 패션 지형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패션가의 분석이다. 센스 넘치는 백의민족 대한민국 선수단이 이번 AG에서 선보인 개·폐회식 단복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역대 가장 힙한 올백 단복의 끝'. 항저우 AG 단복 테마는 '백의민족'이다. 흰옷을 즐겨 입던 우리 민족의 전통을 상아 색상의 데님으로 표현했다. 백의는 한민족의 상징이자 지조, 기개를 상징한다. 무신사는 이를 데님 셋업으로 재해석해 박수를 받았다. 데님 소재를 사용했지만 우리 고유의 복식도 담았다. 재킷과 팬츠 주머니에는 한옥의 '팔작지붕'을 표현한 스티치를 넣었다. 팔작지붕은 한자 '여덟 팔자'와 비슷한 모양인데, 한옥 지붕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다. 단추는 태극무늬가 중앙에 있는 전통북 '대북' 모양으로 제작했다. 이 밖에도 액세서리에는 노리개 형태를 녹였다. 벨트, 신발, 양말에는 태극기와 팀코리아 로고를 새기면서 선수들의 정신을 하나로 모았다. 기능성도 힘을 줬다는 설명이다. 항저우 특유의 덥고 습한 날씨를 고려해 기능성 소재인 '쿨맥스'와 '아스킨'을 사용했다. 냉감 소재로 덜 덥고 빠르게 마르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선보였던 단복 스타일과 확 달라졌다.우리 선수단은 올림픽과 국제스포츠 대회마다 심혈을 기울인 단복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2012 런던올림픽 당시 삼성물산패션부문의 '빈폴'이 제작한 세일러복 스타일의 단복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뽑은 베스트 단복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격식을 갖춘 정장 스타일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AG 단복에 퍽 만족하는 눈치다. 윤성욱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의 상징을 활용한 멋진 디자인과 보다 젊은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방식의 개·폐회식 단복"이라면서 "팀코리아 선수들이 자긍심을 갖고 대회의 시작과 끝을 기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제작을 맡은 무신사 스탠다드는 AG 단복을 디자인하면서 20대에 집중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20대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타깃 고객 층과 비슷한 만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선수단의 관점에서 단복을 기획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건오 무신사 스탠다드 본부장은 "무신사 스탠다드의 모던한 실루엣과 전통 요소를 잘 어우른 단복이 국제 무대에서 한국 대표팀을 더욱 빛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신사의 위상 무신사 스탠다드의 단복 제작은 달라진 국내 패션업계의 지형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동안 대표팀 단복은 삼성물산이나 코오롱인더스트리FnC(코오롱FnC) 등 국내 주요 패션 기업이 맡아왔다. 두 기업은 패션 철학과 팀코리아의 우승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디자인에 정성을 쏟는 것으로 유명했다. 나라를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가 단복을 책임지는 것은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다. 미국 '랄프로렌', 프랑스 '라코스테', 일본 '아식스', 이탈리아 '아르마니' 등이 자국 선수단의 개·폐회식 단복을 주로 만들어왔다. 대표팀이 입는 단복은 국가 이미지를 의미한다.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상징하는 자원이 된다. 특히 올림픽 개막식은 세계 패션 흐름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각국의 패션 홍보의 장으로 통해왔다. 주요 패션 기업들이 단복을 맡은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올해 우리나라의 단복은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이끄는 PB브랜드의 몫이 됐다. 그 배경에는 높아진 무신사의 영향력과 예전만 못한 단복 제작 열기가 자리 잡고 있다. 패션기업 A사 관계자는 "2020 도쿄올림픽의 경우 개·폐회식 단복을 코오롱FnC가 맡았는데 당시 후원 성격이 아닌 공급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인기가 없기도 했고, 단복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역시 떨어지면서 패션기업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의 위상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항저우 AG 개·폐회식 단복을 위해 무신사스탠다드 측에 먼저 협업을 제안했다. PB브랜드가 태극전사들의 단복 제작을 맡은 것은 역대 처음이다.무신사의 지난해 거래액은 3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는 4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무신사 스탠다드 역시 지난해 매출은 2000억원을 돌파했다. PB브랜드로는 단기간에 거둔 이례적인 성과다.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달 22일 대구 동성로에 역대 최대 규모인 '무신사 스탠다드 동성로'를 오픈했다. 무신사에 따르면 오픈 이후 지난 24일까지 사흘간 방문객은 약 3만명에 달했고, 3일간 누적 매출 3억8000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무신사 스탠다드는 글로벌 SPA 브랜드인 '유니클로'를 목표로 한다.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 스탠다드가 유니클로에 대응할 경쟁력을 갖춘 토종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는 분위기"라며 "한국 대표 패션 플랫폼이라는 인식도 강화되는 추세"라고 했다. 중국·북한·일본은?한국만 단복에 공을 들인 건 아니다. 개최국 중국도 이번 AG 단복에 진심이었다. 중국 대표팀은 파란색과 흰색으로 제작한 단복을 선택했다. '싱야오'라는 이름도 가졌는데, 별이 빛난다는 뜻이다.단복 곳곳에 뒤엉킨 모란과 덩굴 문양이 담겼는데 활기찬 생명력을 상징한다. 이 밖에도 목까지 올라오는 반하이넥 디자인은 중국 복식 문화의 매력을 드러냈다. 중국의 개·폐회식 단복은 자국 유명 남성복 기업인 '지우무왕'에서 만들었다. 5년 만에 국제대회에 나선 북한은 중국과 스타일이 비슷한 파란 바지와 흰 재킷의 단복을 입었다. 17개 종목에 나선 185명의 북한 선수단은 인공기를 들고 밝은 모습으로 개회식에 등장했다. 일본은 항저우 AG 단복은 힘을 뺐다. 일장기를 연상케하는 빨간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로 구성된 심플한 운동복을 입고 개막식에 등장했다. 일본은 단복보다는 반일 감정에 신경을 쓰는 눈치였다.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이후 중국과 한국 내 일본에 대한 감정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일본 매체는 지난달 23일 있었던 화려한 AG 개막식 소식을 전하면서 "(일본 대표팀을 향한) 야유는 없었지만 (다른 나라 선수단과 비교해) 낮은 환호로 인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10.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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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X 이상봉X리사킴…벨베데레 궁전 300주년 기념 패션쇼 '성황'

주얼리 디자이너 리사킴과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이 벨베데레 궁전 300주년 갈라 디너 파티에서 K패션의 힘을 알렸다. 약 700명의 VIP 참석자가 모인 가운데 K패션을 대표하는 두 명의 디자이너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들을 환상적인 패션쇼로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는 전언이다. 1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한컴주얼리가 전개하는 주얼리 브랜드 '몰리즈'의 디자이너 리사킴은 지난 5일 오스트리아 벨베데레 궁전 박물관 300주년 기념 갈라 초청 패션쇼에서 쇼피스를 제작했다. 이번 쇼피스는 사랑의 순간을 황금빛으로 표현한 클림트의 작품 '키스' 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극적인 연출도 돋보였다. 먼저, 두 명의 무용수들이 키스를 주제로 창작한 춤으로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다. 몰리즈만의 아이덴티티로 키스에 담긴 의미를 재해석한 다양한 쇼피스를 선보여 관람객의 이목을 사로잡았다.이상봉은 오스트리아 벨베데레 궁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작품을 하이 패션으로 승화시켜 다양한 실루엣과 텍스쳐, 소재로 표현, 벨베데레 궁 300주년 기념 갈라 디너 와 패션쇼에서 관객들을 매료 시켰다. 벨베데레 하궁의 프라이빗 야외 정원에서 이루어진 나이트 갈라 패션쇼는 유명 아티스트와 갤러리 오너들을 포함한 약 700여 명의 게스트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2023년은 오스트리아 벨베데레 상궁이 완공 30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국내 디자이너와 구스타프 클림트와의 작품을 재해석한 협업으로 한국의 패션을 세계에 알리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9.1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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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뭔데 일본·중국인 바글바글해요?" 330% 성장, 대박난 무신사 면세점

온라인 패션 플랫폼 1위인 무신사의 면세(Duty Free) 매장인 무신사DF가 외국 관광객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다. 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등에 '편집숍' 형태로 입점했는데, K스트리트 패션을 엿보기 위해 매장을 찾는 관광객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는 최근 해외 펀드사로부터 24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마무리 지었다. 업계는 무신사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투자자들로부터 3조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분석한다. 신라면세점에 무신사가? 지난달 찾은 서울 중구 장충동의 신라면세점 본점. 트렌디한 패션·뷰티 브랜드가 집결한 지하 1층으로 내려가자 낯익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 합성어)'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였다. 매장에 들어서자 '커버낫'과 '리' '마하그리드' '코드그라피' 등 무신사를 대표하는 입점 브랜드의 의류가 빼곡하게 걸려있었다. '무신사 스탠다드' 등 자체 상품은 걷어내고, 오로지 입점 브랜드 제품이 판매되는 편집숍 형태였다.보통 면세점은 브랜드가 직접 들어가 제품을 판다. 그런 면에서 패션 플랫폼의 역할에 충실한 무신사DF는 상당히 파격적으로 보였다.장사도 잘 되는 듯 했다. 비교적 한산한 오전 시간대였으나, 매장 안은 쇼핑을 하려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신라면세점 무신사DF 매장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무신사라는 플랫폼을 알고 많이 찾고 있다"며 "무신사가 한국의 대표 패션 플랫폼이고 트렌드를 이끌어 간다는 점을 알고 있는 분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무신사가 선정한 제품들을 보면서 K스트리트 패션을 경험하고 쇼핑하는 분들이 하루 60~100명 수준으로 찾고 있다"고 했다. 무신사는 앞선 2020년 2월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에 1호점을 오픈했는데, 관광객들의 관심이 높자 약 2년 만에 신라면세점에도 매장을 냈다. 무신사DF가 힙한 K스트리트 패션을 모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다른 면세점에서도 입점을 요청하는 러브콜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에 따르면 무신사DF 두 곳의 올해 상반기 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0% 성장했다. 무신사DF 매장을 통해 입점했던 리는 신세계면세점 명동본점에 단독 매장을 출점하기도 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DF 매장은 국내 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고 브랜딩 강화 측면에서 오픈했다"며 "신규 입점을 희망하는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어서 조만간 개편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커지는 무신사 가치 패션가는 무신사가 무신사DF를 통해 K스트리트 패션을 글로벌에서 소개하고,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보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패션·유통 바이어를 대상으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개하는 쇼룸을 운영했다. 쇼룸에는 '아치더' '기준' '프로젝트 프로덕트' '렉토' 등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 입점 브랜드 8곳이 참여했는데, 일본 현지 업계 관계자 및 바이어 수백 명이 방문하는 등 한국 브랜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회사 측은 설명했다. 무신사가 지난 4월 도쿄에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첫 팝업스토어는 오픈 3일 만에 1만4000여 명이 방문하는 흥행을 거둔 바 있다.무신사는 글로벌 도약의 원년으로 삼은 2022년 이후 해외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하고 일본과 미국, 싱가포르, 태국 등 13개국을 대상으로 웹과 앱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 4월부터는 일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24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자산운용사 웰링턴 매니지먼트로부터 2000억원 이상의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3조원대 중반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시리즈B가 진행됐던 2021년과 비교해 2년 만에 기업 가치는 1조원 가량 상승한 수치다.최근 벤처캐피털(VC)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무신사가 대형 투자를 이끌어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패션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빙하기'였던 투자 시장을 무신사가 깼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번 시리즈C 유치로 무신사가 2019년부터 지금까지 누적으로 유치한 투자금 규모는 4300억원 이상이다. KKR과 웰링턴 매니지먼트가 투자를 단행하게 된 배경 중 하나는 무신사의 해외 진출 및 성공 가능성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패션가 안팎에서는 무신사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무신사가 최근 SSG닷컴에서 IPO 추진을 주도했던 임원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했고, 이번 시리즈C 투자를 통해 외형 키우기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IPO는 시장 상황에 따라 검토할 예정"이라며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늘리고 국내에서 해외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해 패션 시장에서 유일무이한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7.25 08:08
산업

삼성물산 패션, 제19회 SFDF 수상 디자이너 모집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삼성패션디자인펀드(이하 SFDF)는 오는 24일까지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19회 SFDF 수상 디자이너를 모집한다고 5일 밝혔다.SFDF는 2005년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설립한 국내 최고의 디자이너 후원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 세계 시장에서 주목 받는 한국 디자이너 26개팀을 발굴, 총 370만 달러를 후원해왔다.제19회 SFDF 수상 디자이너(1개팀)는 10만 달러(약 1억 3000만원)를 후원받을 뿐 아니라, 국내 대표 편집숍인 컬처 블렌딩 유니언 ‘비이커’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컬렉션 전시 기회가 주어진다.또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나머지 팀들에게도 후원금 1000만원씩 지급된다.더불어 패션/라이프스타일 전문몰 SSF샵의 공식 유튜브 채널 ‘세사패TV’와 SFDF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수상 디자이너와 파이널리스트의 인터뷰, 컬렉션 등을 담은 콘텐츠가 공개될 예정이다.SFDF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온라인과 모바일로 지원할 수 있다.지원 자격은 해외 컬렉션에 참가하고 있거나 해외 판매 실적이 있는 한국계 신진 패션 디자이너로, 론칭 5년 이하의 독자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어야 하며 연령, 학력에 따른 제한은 없다.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디자인 디렉터 등 내부 전문가 심사와 국내 주요 패션 매거진 편집장 등 외부 패션업계 전문가 심사를 통해 SFDF 평가를 진행한다.지원자들이 제출한 브랜드 정보, 디자이너 소개, 룩북, 샘플 등 자료를 심사한 후, 오는 11월 중 수상자를 발표할 계획이다.최명구 SFDF 사무국장은 “SFDF는 잠재력 있는 한국계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그들이 창작 활동에 전념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올해도 K패션의 미래를 이끌 재능 있는 디자이너들의 용기 있는 도전을 기다린다”라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7.05 09:11
생활문화

에어비앤비, 패션 명소 DDP 런웨이에 숙소…호스트는 엔하이픈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서울 패션 명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특별한 숙소로 탈바꿈해 2023년 가을 서울패션위크 개막을 알린다고 17일 밝혔다.미니 4집 '다크 블러드'로 컴백을 예고한 K팝 그룹 엔하이픈이 숙소 호스트로 나선다. 2명의 게스트에게 DDP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서울패션위크를 미리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DDP는 한국의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주요 명소이자 한국 디자인·예술·패션업계의 중심지다.DDP의 최상층 로프트 공간에는 서울패션위크의 영감을 받아 마련한 런웨이 침대를 놓을 예정이다. 게스트는 런웨이를 숙소로 삼아 서울패션위크 개막 전날 밤을 보내며 새 시즌 컬렉션을 선보일 2023년 가을 서울패션위크를 누구보다 먼저 만나볼 수 있다.무대 뒤 드레싱룸에서 한국 패션계의 창의성 넘치는 의상들을 입어볼 수 있으며, 한국 패션계의 유명 인사들과 함께 맨 앞 좌석에 앉아 패션쇼를 즐길 수 있는 서울패션위크 특별 입장권도 제공한다.엔하이픈의 리더 정원은 "한류라는 문화 교류에 참여하는 일원으로서 한국 음악과 패션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네이선 블레차르지크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전통 한옥부터 DDP와 같은 현대적인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에어비앤비는 전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이라는 역동적인 국가의 매력적인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5.17 12:06
생활문화

코치, ‘태비 백’ 재론칭 기념 AI 팝업 스토어 공개

뉴욕 모던 브랜드 코치가 ‘태비 백’ 재론칭을 기념해 AI 기반 팝업 스토어 ‘임파서블 태비 숍’을 공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숍은 전통, 인플레이터블, 미러, 네온, 핑크 브릭까지 총 다섯 가지 테마로 디자인됐으며, 디자인 기획부터 최종 구현까지 AI 기술을 적용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LA에 기반을 둔 AI 모델링 기업 DROP와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회사 측은 “DROP은 코치의 역동적인 이노베이션 스피릿을 반영할 뿐 아니라, 현대적인 스타일과 시대를 초월한 우아함을 결합한 AI 디자인의 전문성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코치의 ‘인 마이 태비’ 캠페인을 절정으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또 기존 패션업계가 사이즈 추천, 큐레이팅 제안 등 빅데이터 접근 방식으로 AI 기술을 도입했다면, 이번 숍은 공간 디자인적으로 AI 기술을 접목했다. 태비 백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튜어트 베버스가 70년대 아카이브 백을 재해석해 시그니처 하드웨어에 브랜드의 디자인 언어인 개성과 장인 정신을 새로운 세대에 맞게 담아냈다. 조용준 기자 2023.05.08 16:33
산업

테니스 웨어·축제·예능·스페셜관...올핸 '테린이'에 꽂힌 패션·이커머스 업계

K패션 업계가 테니스 웨어에 푹 빠졌다. 지난해까지 '골린이'를 겨냥한 골프 웨어에 집중해왔으나,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골프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보다 합리적인 스포츠로 떠오른 테니스에 방점을 찍는 것으로 분석된다. K패션 브랜드는 테니스에 기본을 둔 역사성을 강조하고, 리브랜딩 끝에 재론칭을 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커머스와 예능 업계도 테니스 관련 행사와 프로그램을 론칭하면서 골프에 이어 찾아온 또 다른 스포츠 붐을 기대하는 눈치다. 테니스 웨어에 '풍덩'"테니스 붐이 일고 있는 지금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안에 글로벌 3대 테니스 브랜드인 헤드의 진정성과 스토리를 국내에 널리 알리겠다."이지은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헤드 총괄 상무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실렸다. 3년간의 리브랜딩 끝에 다시 세상에 나온 헤드가 테니스라는 헤리티지를 품고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는 5일 스포츠 브랜드 '헤드'를 재론칭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코오롱FnC가 국내 판권을 보유한 헤드는 글로벌 3대 테니스 라켓 브랜드이자 세계 최초로 알루미늄 스키판을 고안한 브랜드로 꼽힌다. 그동안 헤드가 스포티한 브랜드라는 점만 부각해왔던 코오롱FnC은 테니스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고, 다시 한 번 도약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헤드는 헤리티지와 트렌드를 연결하고 의류와 용품을 아우르며 온라인 판매와 오프라인 스포츠 체험을 연계하는 '하이브리드' 성격의 브랜드로 기획했다"며 "헤드는 스포츠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즐거움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하는 브랜드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휠라도 테니스에 진심인 대표 패션 브랜드중 하나다. 휠라는 지난 1973년 테니스 웨어를 공식 출시한 이래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테니스 명가로 꼽힌다. 글로벌로 번지고 있는 테니스 열기에 발맞춰 관련 컬렉션 출시 및 국내외 오프라인 이벤트에 열심이다. 지난 2월 출시한 프리미엄 슈즈 ‘오리지널 테니스 OG 1985'는 ‘테린이’의 눈길을 잡아끌기에 충분했다. 이 슈즈는 112년 역사를 자랑하는 휠라의 브랜드 아카이브에서 꺼내온 최상위급 '티어 제로' 레벨의 신발을 재해석했다. '레트로'가 유행하는 가운데 휠라만의 감성과 원본이 갖춘 품질이 담기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휠라는 지난달 '럭셔리'의 상징인 분더샵 청담 케이스스터디에 휠라 테니스 헤리티지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며 오프라인으로도 테니스 마니아의 마음을 공략했다. 이 팝업스토어에는 휠라가 과거에 선보인 테니스 관련 제품과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와의 연출물을 보여주며 휠라의 테니스 역사를 전달했다. 국내외에서 성대한 축제도 열고 있다. 휠라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열린 BNP 파리바 오픈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7·8일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2023 화이트오픈 서울'을 오픈한다. 테니스에서 출발한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광화문에서 특별한 축제의 장을 만들려는 취지로 기획됐다는 설명이다.휠라 관계자는 "테니스는 MZ세대에 새로운 문화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테니스와 관련된 휠라의 콘텐츠를 선봬 매우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테니스에 대한 진심을 더해 휠라의 새로운 테니스 컬렉션과 함께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예능·이커머스도 편승 K패션업계가 테니스 웨어로 집결하는 이유는 간결하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열풍이 부는 가운데 테니스 인기와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 업계에 따르면 국내 테니스 인구는 지난해 60만명, 시장 규모는 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전세계 테니스 시장 규모도 올해 11조8800억원 규모에서 2029년 14조35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함께 골프붐이 불고 골프웨어 시장이 급성장했다면, 최근 테니스로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라며 "MZ세대의 테니스 열풍이 올해 패션업계에 적지 않은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테니스 열기는 이커머스도 체감 중이다. 테니스와 관련한 시장과 관심이 커지자 예능과 이커머스 업계도 움직이고 있다. MBN은 오는 14일 국내 최초 테니스 예능 '열정과다 언니들의 내일은 위닝샷(내일은 위닝샷)'을 선보인다. 이형택 감독의 진두지휘 아래 테니스에 진심인 셀럽들이 팀을 이뤄 성장하는 스토리다. 한때 종합편성채널을 중심으로 골프 예능이 인기를 끌었듯, 화두가 테니스로 넘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티몬은 지난 3월 한 달간 테니스를 비롯한 스포츠용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특히 테니스 라켓(257%)이 급증했고, 농구공(171%)과 축구공(183%) 매출도 증가했다. 옥션 역시 지난해 테니스 용품 매출이 2021년 대비 3배가량인 210% 증가했고, 그중 테니스 라켓의 판매량은 693%로 약 8배 상승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테니스는 귀족 스포츠라는 이미지와 역동성을 동시에 갖고 있어 고급스러운 스포츠웨어를 표현하는 데 제격인 종목"이라며 "이에 패션계는 테니스 수요가 높아지는 경향을 패션과 적극적으로 연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4.06 07:01
산업

[IS리포트] 삼성물산 키운 톰브라운 직진출로 본 ‘사상누각’ K패션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애지중지 키운 해외 '신명품' 브랜드가 잇따라 한국 직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그동안 이들 패션 대기업들은 토종 브랜드를 키우기 보다 다양한 해외 브랜드의 국내 판권을 사들여 사업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수익을 올려왔다. 그러나 믿었던 해외 브랜드의 글로벌 본사가 직진출을 선언하면서 지붕만 바라보는 꼴이 됐다.K패션 업계는 자본력과 역량이 충분한 대기업보다는 각종 라이선스 브랜드로 연명하는 중소 패션기업들을 더 걱정하는 눈치다. 한국 패션 업계가 각종 비 패션 해외 라이선스를 내세운 브랜드로 가득 찬 가운데, 글로벌 본사가 라이선스 연장 계약을 하지 않거나 직진출을 선언할 경우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사상누각'이라는 것이다. 애써 키워놨더니…직진출?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 '신명품' 패션 브랜드로 떠오른 '톰브라운'이 오는 7월 100% 자회사인 톰브라운코리아를 설립하고 국내 직진출한다.톰브라운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삼성물산)의 덕을 많이 본 브랜드다. 삼성물산은 2011년 톰브라운의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왔다. 삼성물산이 운영하는 세계 3대 편집숍 '10 꼬르소 꼬모'에 톰브라운을 입점시키면서 대중에 브랜드를 알렸다. 2020년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톰브라운의 디자인을 결합한 '갤럭시Z플립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이면서 퀀텀점프를 했다. 글로벌 아이돌 스타인 방탄소년단(BTS)이 톰브라운의 의상을 입고, 갤럭시 기기를 착용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브랜드 위상도 높아졌다. 삼성물산 측은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톰브라운 글로벌 헤드쿼터와 직접 소통해 성사된 협업 건"이라는 입장이지만, 삼성물산이 톰브라운의 국내 판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협업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이 적지 않다. 공을 들인 만큼 삼성물산에 효자 브랜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기준 톰브라운 매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작년 매출 2조원을 돌파한 삼성물산은 톰브라운을 포함한 '신명품 4총사(아미·메종키츠네·르메르)'의 덕을 봤다. 삼성물산은 이번 톰브라운의 직진출로 '완전한 이별'을 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본지에 "톰브라운과 리테일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고 파트너십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톰브라운이 직진출을 하지만,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상품 발주부터 매장 및 인력 운영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업무는 수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오래갈 수 없는 파트너십이고, 한국 대표 패션 기업인 삼성물산에 어울리는 일도 아니라고 얘기한다. 패션 업체 A사 관계자는 "조금 쉽게 설명하자면 삼성물산이 수수료를 받는 일종의 대행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며 "톰브라운이 국내 물적 기반이 없다보니 처음에는 상당 부분을 삼성물산에 의지하면서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과거 효성이 국내에 들여온 글로벌 스포츠웨어 브랜드 '언더아머'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효성은 2012년 계열사 갤럭시아코퍼레이션을 통해 언더아머를 국내에 소개했다. 언더아머는 효성그룹 회장 장남인 조현준 사장의 큰 애정 속에 집중적으로 유통망을 넓혔고, 전국에 50여 개의 매장을 내는 등 주목받는 퍼포먼스 스포츠웨어 브랜드로 이름을 알렸다. 양사의 아름다운 동행은 얼마 가지 못했다. 언더아머 측은 한국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2017년 1월 한국법인을 설립한 뒤 직진출을 선언했다. 당시 갤럭시아코퍼레이션 측은 "언더아머코리아는 마케팅을 맡고 우리는 판매영업 법인으로 국내영업부문이 더 활성화된다고 보면 된다"며 애써 표정관리를 했다. 그러나 현실은 벤더사(중간유통업체)였다. 갤럭시아코퍼레이션 지분 67%가량을 보유하며 각별한 언더아머 사랑을 표현해 온 조현준 사장도 대표직을 내려놨다. A 사 관계자는 “톰브라운이 국내 인프라가 없고, 삼성물산도 지금은 톰브라운이 필요해서 동행을 이어간다고 볼 수 있겠으나, 이 또한 계약 기간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며 “언젠가 직진출한 기업이 온전히 경영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물산이 국내 패션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치나 역량을 볼 때 큰 이문이 남지 않는 벤더사에 멈추기에는 여러모로 아쉽지 않겠나"라고 했다. 삼성물산은 그런데도 톰브라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측은 "톰브라운이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며 "가령 백화점 등에 삼성물산이 가진 브랜드가 입점을 할 때도 보유한 브랜드 포트폴리오에 따라 협상력이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 정도로 현재는 톰브라운과 파트너십을 이어가는 편이 낫다"고 설명했다. 톰브라운이 직진출을 선언했지만, 리테일 매니지먼트를 맡고 싶어 하는 기업이 여전히 많다는 첨언도 했다. 대기업 걱정은 기우? 비단 삼성물산만의 일은 아니다. 삼성물산과 함께 국내 패션가를 이끄는 신세계인터내셔날도 비슷한 처지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셀린느'는 지난달 1일부터 국내 파트너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과 계약을 종료하고, 한국 시장에 직진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부터 셀린느 브랜드의 판권을 확보해 국내 사업을 전개해왔다. '여성스러운 브랜드' 정도로 알려졌던 셀린느는 최근 2~3년 사이 글로벌 앰배서더로 걸그룹 블랙핑크의 리사를 발탁하는 등 젊은 마케팅에 시동을 걸면서 MZ세대에 핫한 브랜드로 떠올랐다. 신세계인터내셔날로서는 이제 막 제대로 돈을 벌기 시작한 셀린느를 직진출로 놓치면서 입맛만 다시게 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국내 운영 사업권을 갖고 있던 '메종 마르지엘라' '질 샌더' '마르니' 등도 포기하게 됐다. 이들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패션그룹 OTB도 한국 법인 OTB코리아를 설립하고 직진출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패션업계는 삼성물산이나 신세계인터내셔날 걱정은 그다지 하지 않는 분위기다. 국내 간판 패션 대기업으로서 언제든지 될성부른 해외 브랜드의 판권을 수입하고 키워낼 역량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덴마크 브랜드 '가니'를 국내 판권 보유 목록에 추가했다. 토종 브랜드를 만들어 키울 여력도 충분하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젠더리스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샌드사운드', 3040세대를 겨냥한 남성복 브랜드 '시프트G'를 론칭했다. 삼성물산이 남성복 브랜드를 출시한 것은 1995년 '엠비오' 이후 27년 만이다. 삼성물산은 해외 신명품뿐만 아니라 신규 브랜드로 고른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 외에도 뷰티와 라이프스타일까지 다양한 사업을 통해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창사 이래 영업이익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포트폴리오가 어느 한 부분으로 쏠리지 않은 덕이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직진출한 해외 브랜드가 늘어나자 '보브' '지컷' '스튜디오 톰보이' 등 자체 보유 중인 패션 브랜드 외에도 화장품에서도 신규 브랜드 도입과 육성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A 사 관계자는 "일부 브랜드가 직진출을 선언했다고 해서, 백화점 등 확실한 유통망을 끼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과 든든한 모기업이 있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K패션은 사상누각 K패션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따로 있다. 수없이 많은 비 패션 라이선스 브랜드를 운영하는 중소 패션 기업들이다. 한국은 비 패션 라이선스 브랜드가 유난히 많은 나라로 통한다. 김창수 회장이 이끄는 F&F는 비 패션 라이선스 패션 브랜드를 주로 취급하는 대표 기업이다. F&F는 미국 메이저리그 베이스볼을 뜻하는 'MLB', 영국 다큐멘터리 채널인 '디스커버리'의 판권을 사들여 옷과 신발 등으로 만들어 빅 히트를 쳤다. MLB의 중국 판권도 쥐고 있는 F&F는 코로나19로 중화권 전반이 위축된 상황 속에서도 나홀로 승승장구 중이다. F&F에 따르면 MLB의 올해 해외 시장 판매액은 1조2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패션기업의 단일 브랜드가 해외에서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건 MLB가 처음이다. 더네이쳐홀딩스는 F&F를 뒤쫓는 패션기업이다. 디스커버리가 국내에서 패션 브랜드로 잘 나가자, 미국 다큐멘터리 채널인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들여왔다. 더네이쳐홀딩스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외에도 미국의 미식축구리그 'NFL', 영국 자전거 브랜드 '브롬톤'의 국내 의류 판권을 사들였다. 더네이처홀딩스가 전개 중인 토종 브랜드는 지난해 5월 약 760억원에 인수한 워터스포츠 웨어 브랜드 '배럴' 하나 정도다. 이뿐만이 아니다. 떠오르는 패션 기업 중 하나인 하이라이트브랜즈는 필름 브랜드 '코닥'과 미국 기반의 골프웨어 브랜드 '말본골프', '폴라로이드스타일'을 전개하면서 MZ세대의 눈길을 잡아끌고 있다. 패션업체 B 사 관계자는 "미국 음악 잡지 겸 판매 랭킹인 '빌보드', 미국 뉴스 채널인 'CNN', 유명 사립대학교인 'UCLA'와 '하버드'까지 어디선가 들어봄 직한 타이틀은 죄다 끌어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들 기업들은 일정 계약 기간 동안 본사에 라이선스 사용료를 내고 패션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브랜드 자체를 완전히 인수하지 않는 언제든지 계약이 연장되지 않을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타사에 뺏기지 않기 위해 기존보다 많은 자금을 쏟아 부을 수도 있다는 위험성 또한 존재한다. 문제는 이들 기업들이 자체 브랜드보다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를 통해서만 사실상 먹고 사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일부 회사는 글로벌 본사와의 돈독한 관계를 앞세워 판권 연장에 자신이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박영준 더네이쳐홀딩스 대표는 과거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보유한 디즈니사와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여러 나라의 판권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비즈니스에 영원한 파트너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톰브라운이나 셀린느처럼 언제든지 변화가 가능하다. B 사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신세계인터내셔날과 달리 F&F나 하이라이트브랜즈, 더네이쳐홀딩스는 라이선스 브랜드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며 "그만큼 해외 본사가 계약을 해지하고 직진출을 선언하거나, 연장 계약을 해주지 않을 경우 회사에 미치는 위험 부담도 크다"고 지적했다. 패션 기업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자체 브랜드를 육성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란 걸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도 성공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손쉽지만 위험 부담이 큰 라이선스 계약이나 국내 판권을 사들이는데 몰두한다는 설명이다. A 사 관계자는 "패션가에서는 '새로 브랜드를 만들어서 키우느니, 원래 있던 것을 가지고 리뉴얼하든, 마케팅을 바꾸든 해서 키우는 편이 훨씬 낫다'는 말이 있다"며 "그만큼 토종 브랜드를 론칭해 키우는 것이 실패 가능성이 높고 험난한 길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2.13 07:07
생활문화

뷔·지드래곤, 심지어 푸틴도 신는 하이힐...이젠, 남자의 하이힐도 패션이니까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높은 굽의 '하이힐'을 신고 나와 전세계 조롱을 받고 있다. 그러나 패션업계의 생각은 사뭇 다르다. 전쟁을 일으킨 푸틴 대통령이 신었다는 점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하이힐은 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패피'들의 핫 아이템이 된지 오래라는 것이다.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28일(현지시간) 최근 "키가 170cm인 푸틴이 학생들과 사진을 찍는 동안 하이힐을 신는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5일 러시아 ‘학생의 날’을 맞아 모스크바 주립대학을 방문했다. 그런데 푸틴 대통령이 양발을 바깥쪽으로 벌어지도록 자세를 잡으면서 약 5cm 가량의 굽이 노출됐다. 데일리메일은 "푸틴 대통령과 각료들은 푸틴의 대중적 이미지를 관리해왔지만 사람들은 그가 신발을 올리고 높이 1인치를 추가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비꼬았다. 메트로 역시 "크렘린의 수장은 젊은이들과 포즈를 취하기 위해 '슈퍼 밑창'을 착용했다"며 "수년간 푸틴이 이런 힐을 신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지만, 이번 것이 지금까지 중 가장 굽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본의 아니게 비난의 중심에 섰지만, 사실 하이힐은 패셔니스타의 잇템으로 통한다. BTS 멤버 뷔는 지난해 공항에 등장하면서 6월 굽 높이가 5cm에 달하는 앞코가 뾰족한 부츠를 신어 화제가 됐다. 굽을 안쪽에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드러낸 이 부츠는 최근 수년 사이 패션계의 화두인 젠더리스 룩을 온전히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드래곤도 과거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높은 굽의 신발을 신은 왼발 사진을 올렸다. 남성의 하이힐 착용이 늘어난 이유는 젠더리스룩(Genderless look)의 유행과 궤를 같이한다. 젠더리스 룩이란 성별의 구분이 없는 패션 스타일을 뜻한다. 남성이 치마를 입고 하이힐을 신거나, 여자가 콤비 정장을 갖춰 입는 등 성의 고정관념을 허문다. 젠더리스 룩은 개성과 실용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 큰 인기이지만 일부에서는 반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나 젠더리스 룩이 선입견의 경계를 옅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면서 반기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푸틴이 하이힐을 신으면서 죄 없는 신발이 조롱을 받는 것 같다"며 "그러나 하이힐은 젠더리스룩이 유행하는 가운데 요즘 옷 잘입는 남자들 사이에 가장 인기있는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1.3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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